알프레트 베게너가 대륙이동을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1910년 경이었다. 대서양 양쪽 해안선이 유사하는 생각은 베게너 이전부터 있었지만, 이를 근대 지구과학 분야에 도입한 것은 그의 업적이었다. 1912년 발간된 베게너의 저서 "대륙과 해양의 기원"은 고체 지구과학의 통일상을 그린 것으로 현 시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베게너가 설명한 대륙이동의 역사에 따르면, 초대륙 판게아는 북쪽의 로라시아와 남쪽의 곤드와나의 두 대륙으로 분할되고, 이들 사이에 테티해의 존재를 상상하였다. 이처럼 과거의 육지와 바다의 배치를 추정하는 작업을 복원이라고 한다. 이러한 복원을 위해서는 해안선 맞추기 뿐만 아니라, 양 대륙의 지질, 화석, 암석의 연령, 지질 구조 등의 각종 정보가 이용되었다.
대륙이동성의 탄생은 지구 역사의 규명에 있어서 그때까지 정적이고 수동적인 관점에서 탈피하여 보다 능동적인 새로운 지구관의 확립에 큰 기여를 하였다.
<고전적 대륙이동설>
베게너 자신도 처음에는 해안선 맞추기의 착상에 의거한 대륙이동설을 믿으려 하지는 않았다고 전해진다. 대륙이동에 대한 고생물학적인 증거가 알려지면서 베게너는 대륙의 이동을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남반구 여러 대륙의 오래된 지층에는 대양을 건널 수 없는 생물의 화석이 분포하고, 이러한 고생물학적인 사실을 근거로 여러 대륙들이 이전에는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음이 알려지게 되었다. 여러 대륙들을 연결시킨 가상적인 초대륙을 오스트리아의 지질학자 수에스는 곤드와나 랜드로 명명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대륙이 이동했다는 생각은 태동되지 않았고, 반면 대륙들이 육교로 연결 되었었다는 가설만이 제창되었다. 이에 대해 베게너는 대륙과 해양에서 지각구조의 기본적인 차이와 지각 균형의 원리를 중시하여 육교설을 배척하고 대륙이동설을 창시한 것이다. 지각평형설이란 지각이 맨틀 위에 떠 있어 중력평형을 이룬다는 생각인데, 이에 따르면 지각 구조가 크게 다른 바다와 육지가 떠오르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하여 "육교"가 만들어지고 없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곤드와나랜드의 존재에 대한 증거로서는 석탄기-페름기의 대륙빙하의 분포를 비롯하여, 석탄, 사막, 암염, 석고의 분포 등 고기후의 지표가 되는 자료들을 들 수 있다. 이 고기후의 자료들은 기본적으로 예전의 기후대를 반영한다. 이러한 자료들을 기초로 현재의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호주 및 남극 등의 대륙들에 대해 복원을 해 본 결과, 이들이 하나의 곤드와나 랜드를 이루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한편, 대륙 이동에 대한 강력한 뒷받침은 후에 언급할 극의 겉보기 이동에 의해 실체화된다. 극이동이라 하면, 극이 이동한 것처럼 생각되지만 극은 관성계에 대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움직인 것은 지구 표면, 즉 대륙이라는 것이다.
화성 활동, 변성 작용, 퇴적 작용 등을 포함한 조산 작용의 흔적을 연결하는 것도 대륙 배치의 복원에 대한 유력한 정보이다. 베게너는 남대서양을 사이에 둔 남아메리카와 남아프리카에서 쥐라기 초기의 현무암의 분포가 대륙 분열의 전초 현상임을 지적했다. 또한 북대서양 양쪽의 칼레도니아 조산대(고생대 전기)와 헤르시니아 조산대(고생대 후기)의 연속성도 지적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베게너의 최대 탁견은 조산작용의 메커니즘에 관한 것이었다.
<조산 작용과 대륙 이동설>
조산 작용의 메커니즘은 고체 지구과학에 있어 최대의 문제 중 하나이지만, 당시의 이론은 매우 빈약했다. 알프스 및 히말라야와 같은 대산맥은 주로 해저에 쌓인 퇴적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저의 지층이 어떻게 높이 솟아 있는 대산맥을 이루게 된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해 20세기 초반에는 지향사 조산론으로 대표되는 지구 수축설이 유일한 설명이었다. 즉, 지향사라 불리는 움푹 팬 곳에 두꺼운 지층이 퇴적되고, 그것이 나중에 상승하여 솟아오르게 된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지향사의 형성은 뜨거웠던 지구가 식어서 수축 될 때의 횡압력 때문으로 설명하였다. 또 지층 중에 발달해 있는 변형 구조는 쌓인 지층이 지하 깊숙이 매몰됨에 따라 표면적이 작아져 더 많은 횡압력을 받은 결과이고, 이러한 횡압력과 지하의 심부에서 생긴 마그마의 상승으로 말미암아 지층이 솟아올라 산맥을 형성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베게너는 이런 생각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지구가 수출할 정도로 충분히 냉각되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고, 마그마가 거기에 관입하게 된 원인조차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베게너는 이러한 대산맥의 형성을 대륙의 이동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즉, 알프스 및 히말라야 산맥을 만든 것은 대륙의 이동 결과 따른 충돌로 설명했고, 안데스 산맥을 만든 것은 전진하는 대륙과 해저와의 충돌에 의한 것임을 지적했다. 히말라야의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등에는 황색의 석회암층이 분포하는 데, 이들은 과거에는 해저에 있었던 것임을 지시해 준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인도 대륙은 과거 약 7천만 년 사이에 7000km 이상 북상하여 아시아 대륙과 충돌한 다음에도 그 아래로 계속 침강하면서 히말라야 및 티벳을 들어 올리고 있다.
조산작용에 대한 베게너의 생각은 아간드 등에 의해 널리 응용되었다. 당시에는 해양판의 섭입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남아메리카 및 도호에서의 조산작용에 대한 해석이 오늘날의 그것과 다르지만, 충돌 조산대에 대한 생각은 위대한 선견지명이었다.
베게너의 언급은 없었지만, 만일 조산작용이 대륙 사이 충돌의 결과라면 칼레도니아 조산대 및 헤르시니아 조산대의 존재는, 거기서도 대륙 간 충돌이 일어났음을 의미하고 판게아 성립 이전에 해양이 존재했음을 나타낸다. 이것이 고대 서양이라 불리는 것인데. 이처럼 바다가 열리고 닫히는 과정을 윌슨 사이클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