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안개란 지표면에 접해 있는 대기 중의 수증기의 응결로 형성된 작은 수적이 떠 있으면서 관측자의 수평 시정을 1km 미만으로 제한하는 기상현상을 말한다. 고위도 지방의 겨울철 안개는 주로 얼음 입자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안개는 본질적으로 층운과 같지만 지면에 접해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따라서 산 정상에 구름이 있을 경우 그곳에 있는 사람은 안개로 보지만 지상에 있는 사람은 구름으로 보게 된다.

 안내는 주로 다음 세 가지 물리과정

1. 공기가 이슬점온도까지 냉각되는 경우

2. 대기 중에 수증기의 첨가

3. 물리적 성질 (기온, 습도) 이 다른 공기의 혼합

에 의해 형성된다. 첫 번째 과정은 복사안개의 주원인이며, 두 번째 과정은 물의 증발 또는 수적의 증발에 의하여 형성되는 안개로 증발안개라고 하며, 그 예로는 전선안개를 들 수가 있다. 세 번째 안개 형성 과정은 불포화 상태의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혼하한 후 포화되는 경우로 이류안개의 주원인이며, 그 예로는 김 안개를 들 수 있다. 실제는 위의 세 가지 원인이 겹쳐져 안개가 형성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어느 쪽이 주요 원인인가에 따라 안개의 종류가 달라진다.

  차가운 공기가 따뜻한 수면 위로 이동해 오면 따뜻한 수으로부터 증발한 수증기가 차가운 공기를 포화시켜 김 안개가 생긴다. 공기와 수면과의 온도 차가 클수록 안개가 짙어진다. 따뜻한 수면에 접한 한랭한 공기는 아래쪽이 가열되어 기층이 불안정하게 되므로, 발생한 안개가 수면 위에 오래 머물러 있지 못하고 위로 확산된다. 따라서 온도 차가 작으면 김 안개는 발생하지 않는다.

  따뜻한 공기가 위에 있고 찬 공기가 아래에 있는 전선에서 비가 내리는 경우, 따뜻한 빗방울이 찬 공기층을 통과할 때 증발에 의하여 공기가 포화됨으로써 안개가 생긴다. 이를 전선 안개라 한다.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경사면을 타고 불어 올라가면 단열냉각으로 인해 안개가 생기는데, 이건이 활승안개다. 이때에 만일 대류가 일어나면 발생한 안개가 상층으로 운반되어서 소산되어 버리므로 기층이 안정해야 한다.

 맑은 날 밤 수증기를 포함한 지표 부근의 대기는 상층이 건조하면 지표 복사에 의해 냉각된다. 이는 지면으로부터의 복사가 대기로부터 지표면으로의 복사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야간의 지표 복사에 의한 냉각으로 생기는 안개를 복사 안개라 한다. 흐린 날에는 복사 냉각이 잘되지 않고 바람이 있으면 난류에 의하여 열이 아래쪽으로 운반되며 수증기는 위쪽으로 운반되므로 복사 안개가 발생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공기가 건조한 상태로 있다면 이슬이 맺히거나 서리가 내리는 정도로 그치고 안개는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복사안개가 생기려면 맑은 날 밤에 바람이 약하게 불고, 지표 부근의 공기는 수증기를 많이 함유하고 상층의 공기는 매운 건조하여야 한다.

 따뜻하고 습윤한 공기가 차가운 지면 위로 이동해 오면 공기의 하층부가 냉각되어 안개가 생기게 되는데, 이것이 이류 안개이다. 이 경우에는 대기에서 지표로 열 이동이 일어나야 하므로 온도 차는 커야 하고, 공기가 이동하여 냉각이 잘 되어야 하므로 약간의 바람이 있으면 이류 안개는 더욱더 생기기 쉽다.

 대도시에는 매연과 그 밖의 불순물이 많으므로 가끔 짙은 안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스모그라 한다. 이 용어는 smoke와 fog를 합쳐서 만든 말이다. 스모그는 시정을 극도로 악화시키므로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쉽고, 또 아황산가스와 같은 기체를 하층에 침체시키므로 하층의 공기가 심하게 오염된다.

  따라서 스모그가 여러 날 계속되면 호흡기 계통의 환자 수가 급증하고 사망률을 높이는 결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 한 예가 1952년 12월에 4일간 계속된 런던 스모그의 경우이다. 스모그가 계속되는 동안에 공기 중의 매연과 아황산가스가 정상 시의 4배로 증가하였고, 스모그가 발생하기 시작한 2일 후부터 사망자 수가 급증하였는데, 수일간에 평상시보다 증가한 사망자 수는 약 4,000명이나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