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엘니뇨 해류
엘니뇨란 스페인어로 "신의 아들 또는 어린 예수 그리스도"라는 의미이다. 남미의 페루 및 에콰도르의 동부 열대 태평양 연안해역에서는 적도에서 약간 북반구에 치우쳐 있는 열대수렴대를 향해 연안과 평행하게 남풍이 불고 있다.
이 남풍은 코리올리 힘의 영향을 받아 표층의 해수를 외해 쪽으로 이동시키는 에크만 수송을 일으킨다. 따라서 표층수가 이동한 자리를 메우기 위하여 심층으로부터 찬해수가 올라오게 되며, 이로 인하여 이해역의 해면수온은 언제나 낮다. 하층으로부터 상승한 해수는 영양염류를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동부 열대 태평양의 이 연안해역은 "안쵸비"라는 정어리의 어장으로 유명하다.
연안용승과 비슷한 원인으로 적도에서도 용승이 일어난다. 적도상에서는 코리올리 효과가 영일뿐만 아니라 저위도를 경계로 부호가 바뀐다. 따라서 남동풍에 의한 에크만 수송은 적도를 경계로 양쪽으로 갈라지게 되므로 적도용승이 일어난다.
또한 코리올리 효과가 적도상에서 0이 되는 것은 적도상의 물이 무역풍으로 밀려 서쪽에 쌓였던 따듯한 해수가 동쪽으로 밀려가는 데 이것을 엘니뇨 해류라 한다.
그런데 수년에 한번 정도 간격으로 이 엘니뇨 해류가 비정상적으로 강해서, 높은 수온이 1년 내내 계속되는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용승에 의해 유지된 풍부한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어, 페루부근의 정어리어장은 괴멸적인 타격을 입는다. 더욱이 높은 수온을 페루북부에 많은 비를 초래하여 홍수 등의 재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례적인 해양현상은 페루연안에 한정되지 않고 태평양의 넓은 해역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이 최근의 연구에 의해 명확해졌다.
2. 엘니뇨 현상
일반적으로 해수면 수온이 높은 서태평양에서는 공기의 온도가 높아져 상승기류가 존재하는 저기압 상태가 되면 구름이 많이 발생한다.
한편 해수면의 온도가 낮은 동태평양에서는 반대로 하강기류가 있으며 고기압이 존재한다. 이 지상기압의 동서구배에 대응하여 대기의 하층에서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하는 바람이 있으며, 상층에서는 반대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는 흐름이 있다.
전체로서는 태평양의 적도상에서 큰 동서순환이 형성되어 있다. 코리올리 힘이 매우 작은 적도상의 대기 하층에서는 동풍의 영향으로 해양표층의 흐름도 바람의 방향과 같은 서쪽을 향하게 된다.
이와 같은 태평양 적도상의 해양과 대기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여 어느 한쪽이 변화는 다른 한쪽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이와 같은 관계에서 어떤 원인으로 적도해역의 바람이 약해진다든가 동서의 수온차가 작아지면 연쇄반응에 의해 그 경향이 점차 강해져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며, 이 현상을 상당기간 유지한다.
반대로 엘니뇨 현상이 진행 중 어떤 원인으로 적도해역의 동풍이 강해지든가 또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수온이 내려가면, 위의 과정에서 역으로 연쇄반응이 일어나 엘니뇨 현상이 종식된다.
엘니뇨 현상은 1950년부터 1996년까지의 47년 동안에 12회 발생하여 평균 4년에 1회 정도씩 발생하고 있다.
3. 엘니뇨 현상의 영향
엘니뇨 현상의 영향은 기상, 기후, 어업, 경제 등의 여러 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기상에의 영향을 알아보면,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홍수, 한발 등의 재해를 동반한 이상기상의 발생 횟수가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엘니뇨 현상의 발생에 의해 적도해역의 해수면 수온분포가 변하면, 대류활동의 강도 및 중심이 변한다. 이것은 대기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장소의 이동 및 공급에너지의 증감을 의미하고 있으며, 이것에 의해 지구전체의 대기흐름도 변하며 세계의 기상이 영향을 받는다.
1982~83년에 발생한 엘니뇨 때에는 에콰도르에서 홍수로 인하여 600여 명의 사망하였고, 로키산맥에서는 폭설이 내렸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허리케인이 발생하고, 타히티에서는 싸이클론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건조한 모래폭풍이 일어났으며, 필리핀, 볼리비아, 페루에서는 심각한 가뭄이 있었다.
엘니뇨 현상의 발생은 세계의 경제에도 영향을 준다. 즉, 세계적 규모의 이상기상 발생에 의하여 농산물의 공급이 불안정하여 그 가격이 변동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계절상품의 생산업체 및 유통업체 등의 거의 모든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4. 사례
1) 2014~2016년 엘니뇨 : 2014년에 생긴 엘니뇨가 2015년 5월부터 점점 강해져서 2015년 8월을 기점으로 18년 만에 슈퍼 엘니뇨가 발생했으며 11~12월에 절정을 이루었고 2016년 2월까지 이어졌다. 워싱턴 D.C엔 12월에 벚꽃이 피고, 일본은 기온이 24도까지 올라가는 등 기상이변이 계속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늦게 찾아온 한파와 잦은 11월 비 역시 이 영향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이 엘니뇨 때문에 2016년 3월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달이 되었다. 이 엘니뇨가 지금으로서는 21세기의 최대 엘니뇨라고 불린다.
2) 2023~2024년 엘니뇨 : 2023년은 봄부터 엘니뇨가 2달 일찍 시작되었다. 호주 기상청에 의하면 자국 기상모델 ACCESS-G를 기반으로 분석하였을 때 11월에는 평년 대비 3.2도나 높은 상태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 여름 '슈퍼 엘니뇨'가 예고된 가운데 이미 지구촌 곳곳에선 이미 폭염과 폭우 같은 극단적인 날씨가 출현하고 있다. 2023년은 예년보다 일찍 발달하고 예상보다 강한 엘니뇨로 인하여 올여름 지구 기온은 관측이래 압도적으로 높았다.